그 이야기 들으셨나요? 광염의 소환사 이야기 말이에요. 모르시나요? 다른 마을에도 벌써 소문이 깔렸답니다. 그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지만, 어쩌겠어요. 불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그을림이 남기 마련인데. 그런 마법을 가지고 있으면서 무명으로 살려고 든다는 건 말이 안 되죠. 이 대륙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쉬이 밝힐 수 없으니, 대신 이명을 붙여주었어요. 그리하여 그 이명이 닿은 모든 곳을 그의 장소로 만드는 게 당연한 일이기도 하고요. 모든 마법사들은 동떨어진 존재 아니던가요. 어디에도 닿을 수 있지만, 어디에도 닿지 못하는 자들이요. 어머, 마법사도 아닌 제가 너무 말이 많았나요? 이해해주세요. 황혼의 숲을 수호하던 자의 피를 이어 받은 자로서 그들을 존경하는 걸요. 언제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랐어요...